책리뷰

[책리뷰]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by 짐 로저스

Walnut 2021. 6. 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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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로저스는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린다. 그는 1987년 블랙먼데이,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주요 경제 위기를 예견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 그가 또 위기를 예측하고 있다.

Image from Yes24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는 2020년 11월 발간된 책으로, 현재 세계 경제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2021년 말 또는 2022년쯤 최악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참조: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103500005]
그의 말대로 지금 우리는 위기에 있는 것일까?

2020년 3월쯤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으로 경제가 곤두박질하고 주가가 최저가를 갱신할 때, 경제가 이대로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회복의 속도는 놀라웠고, 어느덧 주가는 코로나 이전의 가격을 훌쩍 넘어버렸다. [아래 그림 참조] 2020년 3월 23일 6,631.42까지 떨어졌던 나스닥 지수는 어느새 두배를 넘은 13,881.72를 기록하고 있다.

Image from Yahoo Finance

코로나 이전에도 글로벌 금융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주가는 그 어느때보다 치솟고, 위기는 먼 나라의 얘기인 것만 같았다.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큰 돈을 벌었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허탈함만 간직해야 했다. 위기는 이미 지난 것일까?

'OECD 회원국의 부채전망 2021'[참조: https://overseas.mofa.go.kr/oecd-ko/brd/m_20806/down.do?brd_id=20131&seq=257&data_tp=A&file_seq=1]에 따르면 'OECD 국가의 2020년 국채발행 총액(gross borrowings)은 연간 기준 최고치인 18조달러로 2008년 금융위기시 규모의 거의 2배'라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국가 채무 추이 역시 심각하다.

Image from e-나라지표

12년간 전 세계 GDP대비 가계부채비율 4%p 늘 때, 한국은 28%p 증가했다는 뉴스도 있다.[참조: http://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989645.html] 부채비율로 위기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과도한 채무가 위기를 불러올 수 있음을 경각하고, 이러한 상황들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는 있다.

짐 로저스가 감지한 위기의 전조들

'거품은 영원히 계속되지 않으며 언젠가 꺼지게 되어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최근 2008년과 비슷한 경고를 곳곳에서 감지하였다. 독일의 최대 민간은행 도이치 은행이 확장 전략에 실패하며 적자가 이어졌고, 도이치 은행에 투자하던 중국항공집단의 경영이 악화되며 은행 재건이 수포로 돌아갔다. 라트비아에서도 은행이 줄줄이 파산했다. 아르헨티나는 2019년8월 일시적 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이면서 페소와 국채가격이 급락했다.

인도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2019년 11월, 인도의 주택 금융회사는 파산처리 되었고,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늘어나자 중앙은행은 민간은행에 대한 대출 심사를 엄격히 하기로 결정하였다. 인도는 또한 적자로 도산한 기업들이 살아남아 '좀비기업'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인도 기업 전체의 30퍼센트를 웃돈다는 말도 있다고 한다.

세계 경제를 구하던 중국도 채무가 늘어나고 있으며, 미국의 저금리도 문제이다. 저금리로 인해 상승한 주식과 채권 가격은 거품이다. 언젠가 위기가 오면 그 충격은 전세계로 확산될 것이다. 무제한 금융완화 정책 역시 단기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효과가 없다.

끊임없는 양적완화로 시장에 돈을 풀어 위기를 넘기고 있는 중앙은행의 정책에 의구심을 갖고 있던 나는, 책의 다음 부분이 주목되었다. "끊임없이 발행되는 채권을 누군가가 사지 않는 한 금리는 높아지게 되어 있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되지 않는 이유는 중앙은행이 채권과 ETF를 꾸준히 매입하는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이라 EU 등 전 세계가 그러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제한 없는 양적완화 정책이 만연하고 있다." 중앙 정부의 이상한 행동이 과연 언제까지 시장에 용인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위기의 시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위기危機'에는 '위험危險'과 '기회機會'라는 두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이번 위기가 어떠한 변화를 몰고오고, 그 안에서 어떠한 기회를 잡을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책에는 이렇게 위기 속에 기회를 잡은 사람들의 사례가 나온다.

대공황기에 여러 기업의 우선주를 사들인 후, 살아남은 기업의 주가가 회복되자 가장 성공한 미국의 금융회사 중 하나가 된 앨런 & 컴퍼니Allen & Company가 있다.

공황이 일어나자 세게 최대의 라디오 제조업체이던 RCA(Radio Corporation of America) 주식으로 큰돈을 번 로이 누버거의 사례도 있다. 로이 누버거Roy Neuberger는 싼값에 방치되었으나 잠재 가치가 높은 가치주에 투자하는 기법을 고안했고, 현재도 투자회사 누버거 버먼Neuberger Berman을 운영하고 있다.

존 템플턴John Templeton은 모두가 파는 타이밍에 사고, 모두가 사는 타이밍에 파는 '역발상' 투자법에 능통한 사람이었다. 그의 격언 하나가 마음에 남는다. "가장 비관적일 때가 살 때고, 가장 낙관적일 때가 팔 때다." 템플턴은 1930년대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1주에 1달러 이하인 상장 기업 104곳의 주식을 100주씩 매입했다. 이중 30개 이상이 파산했으나 남은 70개 사의 주가가 대폭 상승하여, 그의 회사는 유명한 투자회사가 되었다.

투자할 때 유념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첫째,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다. 성공하는 사람,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결코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다. 학벌이나 재능보다 인내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투자의 성공을 좌우한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를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정신을 똑바로 차리는 것이다. 자포자기 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회를 찾는 수밖에 없다. 짐로저스도 '마흔 번 실패하고 세 번 성공하는 삶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둘째, 투자는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만 투자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말에 전적으로 의지해서는 안된다. 누구나 핫팁을 원하지만, 타인에게 의지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능한 투자자가 된다. 투자에 관련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많은 사람들이 크게 손해를 볼 때 잘 알고 있는 대상에 투자하면 그 후 투자한 상품의 가치가 대폭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 또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그럴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낫다. 돈을 벌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때까지 기다렸다가 시작해도 늦지 않다.

셋째, 투자할 대상을 찾기 위해 지금 주목해야 할 특별한 것은 없는지 관찰한다. 다른 사람이 절망에 빠져 뭐든 내놓으려고 할 때 잘될 것 같은 대상을 찾아 투자한다. 단, 거품일 때 투자해서는 안된다.

짐 로저스는 정부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는 순간을 주목한다고 한다. 그 다음 누가 돈을 가져가며, 그 과정에서 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이는 회사에 투자한다고 한다. 투자는 바람을 담아서 하는 것이 아니다. 희망보다 현실에 맞추어야 한다고 그는 이야기 한다.

지금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

그는 모두가 열광적으로 빠져드는 대상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 자세히는 모르지만, 비트코인, 테슬라, 미국주식 등에 보이는 사람들의 열광적인 관심은 조심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비트코인 5년간 시세 변화 [Image from Yahoo Finance]
테슬라 5년간 시세 변화 [Image from Yahoo Finance]

"세간의 상식을 의심하고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며,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부를 쌓고 성공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 믿는다."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다. 위기에는 다양한 종목이 저평가되므로 잘만 투자하면 경제가 회복되면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말하기는 쉽고, 실행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말처럼 생각대로 실행할 수 있기를 바라며. 위기의 시대, 그의 말을 마음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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