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4

떠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 / 오소희

한 챕터, 한 챕터 읽으며 나의 욕망을 들여다본다. ​ 비를 흠뻑 맞으며 오토바이 타는 그녀, 잘못된 길인 줄 알면서 발을 내듣는 그녀, 이끼낀 뿌연 수영장 물에 풍덩 뛰어드는 그녀를 보면서. ​ 그 자유로움과 용기는 많은 날동안 내가 피하던 것들이었다. 정답과 바른 길만 찾으려 애쓰던 나는 잘 알지 못하는 곳은 가지 못했고, 오토바이를 홀로 탄다는 것은 상상도 못해봤다. 결정 전에는 수없이 고민했다. 머뭇거리고, 머뭇거렸다. ​ 실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취향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다. ​ 그녀의 책을 읽으면 생각하게 된다. 나에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누구인지. ​ 이번 책이 특히 좋았던 것은 그녀의 여행과 일상의 버무림 속에서 시고 달고 쓴 다양한 삶의 철학들을..

책리뷰 2021.09.03

오소희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남미 여행에세이

혼자 하는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보는 책 리뷰! 오소희 작가의 남미 여행 에세이,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를 읽고 혼자 하는 인터뷰😄 1Q. 소희 언니가 아들 중빈과 떠났던 ‘남미 여행’ 같은 모험을 본인은 떠날 수 있을까요? A. 저 잠시만요.. 심호흡 좀 하고요. 후우.... 그건 정말 정말이지, 정말 정말로 아주 많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하; 소희 언니가 아들과 떠났던 여행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여행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나무 구멍 안으로 갑자기 풍덩 빠져 버린 후 일어나는, 혹은 ‘나니아 연대기’에 나오는 네 명의 아이들이 옷 장 속으로 들어가 일어나는 신비한 마법과 모험이 난무하는 그런 여행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 극적으로 시작해서..

책리뷰 2021.04.19

남미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 때

여행작가 오소희의 남미 여행 에세이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을 읽고 오소희 작가님 책을 샀다. 시아가 열 살이라 JB가 열 살 일 때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런데 아이와 둘이 남미로 여행을 갔다니! 나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도전이다. 그런데 글 속의 엄마와 아들의 모습은 읽고 있으면서도 이해가 안 간다. 작가님께 물어보고 싶어 졌다. "진짜 JB가 열 살이었던 것 맞나요?" "작가님 글을 어떻게 이렇게 잘 쓰시나요?" "여행의 순간순간을 어쩜 그렇게 아름다운 어휘들로 표현하셨나요?" 감탄. 또 감탄. 가볍게 읽을 여행 에세이일 줄 알고 펼친 책 속에서 인생 구절들을 만나며, 남미의 역사를 생각해보며, 문장 하나하나 마음속에 꾹꾹 새기며 읽어 내려갔다. '모두가 인류사에 길이 남을 건축물을 지을 필요는..

책리뷰 2021.04.17

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여행에 미친 사진가의 여행본능을 일으키는 포토에세이 신미식 사진.글. 마음 따뜻한, 여유로운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든다. 순간의 모습이지만, 그의 사진 속 사람들에게서 삶이 느껴진다. 케이프타운의 어느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으며 긴장한 어린아이의 표정, 하루종일 계란을 얹고 다니며 사진 모델을 하는 함박웃음의 Egg Man, 마다가스카르에서 만난 눈이 맑은 아이들의 미소, 코발트 바다 위에서 욕심없이 사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 파리의 어느 공원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책을 읽는 젊은이,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 볼이 터질듯 부어있는 베트남 어린 아이들. 페루 띠띠카카 호수의 드넓음, 그리고 새파람. 하늘과 구름과 땅과 산과 물과 그리고 사람들. 그의 사진 속엔 모든게 녹아 있었다. 여행은 늘 설레인다...

책리뷰 2009.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