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희 4

떠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 / 오소희

한 챕터, 한 챕터 읽으며 나의 욕망을 들여다본다. ​ 비를 흠뻑 맞으며 오토바이 타는 그녀, 잘못된 길인 줄 알면서 발을 내듣는 그녀, 이끼낀 뿌연 수영장 물에 풍덩 뛰어드는 그녀를 보면서. ​ 그 자유로움과 용기는 많은 날동안 내가 피하던 것들이었다. 정답과 바른 길만 찾으려 애쓰던 나는 잘 알지 못하는 곳은 가지 못했고, 오토바이를 홀로 탄다는 것은 상상도 못해봤다. 결정 전에는 수없이 고민했다. 머뭇거리고, 머뭇거렸다. ​ 실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취향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다. ​ 그녀의 책을 읽으면 생각하게 된다. 나에게 행복이란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누구인지. ​ 이번 책이 특히 좋았던 것은 그녀의 여행과 일상의 버무림 속에서 시고 달고 쓴 다양한 삶의 철학들을..

책리뷰 2021.09.03

엄마의 20년 / 오소희 / '엄마'가 아닌 '나'로 세상에 서 있게 해준 책

엄마가 되면서 나는 퇴직을 했다. 그리고 어느새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아이를 키우는 내내 불안했다. 내가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것인지 모를 때가 많았고, 사회에서 점점 낙오되는 기분도 들었다. '엄마'가 되면서 '나'를 점점 잃어가는 기분이었다. 아이가 어릴 때는 밤잠을 설치며 배고프거나 잠 못 드는 아이를 위해 늘 대기해야 했고, 밤새 방 안의 온도가 괜찮은지, 이불은 잘 덮었는지 수시로 체크했다. 낮에는 끊임없는 집안일과 아이들 보는 일에 지쳐 우울에 빠지기 일수였다. 아이에게 화내고 나면, 화낸 내가 밉고 아이에게 미안하여 또 울기도 했다. 나의 밑바닥을 얼마나 많이 마주했는지 모르겠다. '엄마의 20년'은 작년 하반기쯤 읽었다. 그런데 당시 책을 읽은 후, 후기를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책리뷰 2021.05.14

오소희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남미 여행에세이

혼자 하는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보는 책 리뷰! 오소희 작가의 남미 여행 에세이, '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를 읽고 혼자 하는 인터뷰😄 1Q. 소희 언니가 아들 중빈과 떠났던 ‘남미 여행’ 같은 모험을 본인은 떠날 수 있을까요? A. 저 잠시만요.. 심호흡 좀 하고요. 후우.... 그건 정말 정말이지, 정말 정말로 아주 많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하; 소희 언니가 아들과 떠났던 여행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여행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나무 구멍 안으로 갑자기 풍덩 빠져 버린 후 일어나는, 혹은 ‘나니아 연대기’에 나오는 네 명의 아이들이 옷 장 속으로 들어가 일어나는 신비한 마법과 모험이 난무하는 그런 여행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 극적으로 시작해서..

책리뷰 2021.04.19

남미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질 때

여행작가 오소희의 남미 여행 에세이 '안아라, 내일은 없는 것처럼'을 읽고 오소희 작가님 책을 샀다. 시아가 열 살이라 JB가 열 살 일 때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런데 아이와 둘이 남미로 여행을 갔다니! 나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도전이다. 그런데 글 속의 엄마와 아들의 모습은 읽고 있으면서도 이해가 안 간다. 작가님께 물어보고 싶어 졌다. "진짜 JB가 열 살이었던 것 맞나요?" "작가님 글을 어떻게 이렇게 잘 쓰시나요?" "여행의 순간순간을 어쩜 그렇게 아름다운 어휘들로 표현하셨나요?" 감탄. 또 감탄. 가볍게 읽을 여행 에세이일 줄 알고 펼친 책 속에서 인생 구절들을 만나며, 남미의 역사를 생각해보며, 문장 하나하나 마음속에 꾹꾹 새기며 읽어 내려갔다. '모두가 인류사에 길이 남을 건축물을 지을 필요는..

책리뷰 2021.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