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두려움 없는 조직 by 에이미 에드먼드슨 / 리더들이 읽어야할 책

Walnut 2021. 6. 1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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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하다가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다가 침을 삼키듯 꿀꺽 삼켜버린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는 비단 한국의 직장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두려움 없는 조직'을 쓴 에이미 에드먼드슨은 25년 동안 '심리적 안정감'을 연구해 세계 경영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그가 밝힌 '심리적 안정감'은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한 환경에서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비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Image from Yes24

왜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 필요한가?

책에 따르면 심리적 안정감이란 '구성원이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벌을 받거나 보복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조직 환경'을 의미한다. '그게 가능해?'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당신은 위계가 확실하고, 경직되어 있는 조직에 몸담고 있는 확률이 높다.

산업혁명 시대에는 상명하달의 구조가 생산성을 높이기에 적합했다. 단순 반복적인 노동이 많았으며, 똑같은 제품을 생산해야 했으므로 실수를 최소화해야 했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불확실성이 높은 오늘날과 같은 사회에서 수직적인 조직은 자칫하면 돌이킬 수 없는 의사결정으로 변화에 도태되기 쉽다.

조직에 심리적 안정감이 형성되면 구성원은 언제나 문제를 제기해도 모욕당하지 않고, 무시당하지 않으며, 질책당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2017년 갤럽 조사에서 '직장에서 자신의 의견이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고 응답한 비율이 10명 중 3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 비율이 10명 중 6명으로만 늘어도 이직률은 27퍼센트, 안전사고는 40퍼센트나 줄어들며, 생산성은 12퍼센트가 증가한다고 한다.

심리적 안정감이 높은 조직의 가장 큰 특징은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다는 점이다. 업무 관행과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아이디어, 그리고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관행, 사건, 행동에 대해 직급 구분 없이 자신의 소신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리더십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리더Approchable Leadership가 되는 것이다. 구성원들과 솔직하고 투명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질을 갖고,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강하게 실행할 수 있는 외유내강의 리더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왜 사람들은 침묵하는가?

수평적인 조직문화로의 변화를 많은 곳에서 시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신의 의견을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조직이 많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딜로이트 Deloitte 연구 결과에 따르면,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나 관행들에 대해서 침묵한다'고 답변한 직장인이 70퍼센트 정도였다고 한다. 사람들은 '유감스러운 상황'보다 '안전한 상황'이 낫다는 암묵적인 논리에 젖어 있다. 인간관계가 나빠질까 봐, 문제를 제기할 자신이 없어서, 나의 안위를 보호하기 위해서 이견이 있음에도 섣불리 입을 떼지 못한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쓴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에게 거절이나 멸시당할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 배우는 것이다. 문제 제기와 관련해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5퍼센트가 '최소한 한 번은 업무와 관련해 상사에게 문제를 제기하려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라고 응답했다. 이는 아주 중요한 사안일 때도 마찬가지 였으며, 낮은 직급의 사원뿐만 아니라 높은 직급의 임원들에게도 적용되었다고 한다.

두려움이 성장 동력이 된다는 낡은 생각

짧은 회사 생활이었지만, 나 역시 회사 생활을 할 때 '두려움'을 이용해 조직을 운영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비단 내가 몸담고 있던 회사뿐만이 아니라, 위기를 강조하고, 비용을 절감하고, 긴장된 환경을 조성해 최대한의 성과를 내려던 운영 방식은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여전히 수많은 관리자급 리더가 '두려움'이 구성원들의 동기를 유발한다고 믿는다는 안타까운 사실을 전했다.

구성원들의 학습과 협력이 성패를 좌우하는 오늘날에는 두려움이 결코 효과적인 동력이 될 수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두려움은 분석적인 사고 능력과 창의적 통찰력, 문제 해결 능력까지 저하시킨다고 한다.

어떻게 리더는 조직에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올 수 있을까?

첫째, 직원들이 두려움 없이 실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진정한 실패는 실패를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 것이다. 진정한 실패는 실패하는 게 두려워 온전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실패의 유형을 세 가지로 나누어 실패를 다시 정의한 것이었다. 실패는 '예방 가능한 실패', '복합적 실패', '창조적 실패'로 구분된다. 예방 가능한 실패는 규정된 절차를 지키지 않아 초래된 실패이고, 복합적 실패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야기된 실패이다. 이 둘은 철저하게 대비하면 피해 갈 수 있는 유형의 실패로, 좋은 실패라고는 볼 수 없다.

반면, 창조적 실패는 새로운 도전의 결과로 나타난 실패이다. 이는 적극적으로 권장되어야 할 실패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패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조직 구성원들에게 인지시켜주는 것이다. 그리고 리더는 '불확실성', '상호의존성', '문제의 핵심'을 구성원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과거의 리더는 정답을 갖고, 지시를 내리고, 직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제는 방향을 설정하고, 직원의 의견을 수렵해 전략을 수립하고 개선하며, 지속적인 학습 환경을 조성해 목표를 성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둘째, 내가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겸손과 호기심을 바탕으로 무엇이든 배우려는 리더와 함께라면 구성원은 자연스럽게 안정감을 느끼고 더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게 된다. 리더가 지나치게 확신에 차 있거나 거만한 태도를 보일수록 오히려 조직에 두려움이 퍼지게 된다.

대개 질문하는 리더는 어리석고 나약하게 비칠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리더가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은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면, 앵글로 아메리칸의 신시아 캐럴이 광부들에게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근무 환경을 조성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라고 물었던 것처럼 말이다. 여기에는 리더의 진심이 담겨 있다. 중요한 것은 '정답을 모른다'는 태도로 물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상대방의 대답에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놓친 건 없을까요?'
'다른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누구 다른 생각을 가진 분 없나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죠?'
'사례를 들어줄 수 있나요?'

좋은 질문은 '당신의 목소리가 충분히 중요하게 수용되고 있습니다.'라는 신호를 보낸다.

셋째, 실패를 축하할 각오로 자신의 목소리를 낸 직원에게 생산적인 반응을 보여준다.

우선을 옳고 그름을 떠나 용기를 내준 상황 그 자체에 고마움을 표현해야 한다. 이는 리더가 줄 수 있는 최소한의 보상이다. 결과와 더불어 노력과 과정이 평가에 반영된다고 믿으면 구성원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끝까지 제안하며 파고드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조직에서 발생하는 실패 중 비난받아 마땅한 실패는 몇 퍼센트나 됩니까?"라는 질문에 대부분 "1~4퍼센트 정도"라고 말했다. 그런데 "실제로 얼마나 많은 실패가 비난받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70~90퍼센트"라는 답이 돌아왔다. 구성원의 실패에 부정적으로 반응하면 그들의 목소리에 제대로 귀 기울일 수 없게 된다. 물론 규정된 절차를 위반하여 벌어진 사고나, 반복되는 실수 등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로 막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실패에 생산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미래에 닥칠 실패를 철저히 차단할 수 있는 조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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