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콰이어트 / 수전 케인

Walnut 2021. 10. 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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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전 케인의 '콰이어트'는 외향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무언의 강요가 만연하는 이 사회에 성격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과학적, 논리적,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내향적인 사람들의 장점과 그 힘을 일깨워 준다. 외향적인 사람들 역시 어떻게 자신의 성향을 가지고 균형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부드러운 말투로 안내해준다. 내향적인 성격이 마음에 안 들어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Image from Ridibooks

1. 이 책이 어떤 생각의 변화를 가져다 주었는가?

 

 나는 내향적이다. 사람들 앞에서 갑자기 발표를 하면 머리가 백지가 되기 일수였다. 자신감이 부족한 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괴로웠다. 처음 본 사람들과도 말을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웠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나의 말수는 급격히 줄어들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런 내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면접장에서는 밝고, 긍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사회에서는 단점도 장점으로 승화시켜야 하고,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해야 하니까 말이다.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려 애쓰는 것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수전 케인의 '콰이어트'는 내가 지금껏 내향적이라 고민하고, 괴로워했던 일들에 대한 시각을 바꾸게 해 주었다. 내향성은 충분히 장점이 될 수 있다! 사회가 요구하는 외향성을 따르기 위해 나의 내향성을 부정하고 싫어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내향적인 모습을 더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그리고 내향적인 것은 성격적인 문제가 아니라 뇌의 작용에 따른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편안하게 몰입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사회에 더 나은 성과로 기여를 할 수도 있다.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이 아닌, 내 안의 목소리에 더 깊이 귀 기울이고 나 자신에게 충실하라고 책을 일러준다.

 

 책을 읽은 후 내 성격을 있는 대로 인정하고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단점에 집중하기 보다는 내가 지닌 장점에 집중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나는 사람들을 만나고 오면 너무 힘이 들고, 그런 내 자신이 힘들 때가 많았다. 그런데 내가 싫어하는 것은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깊은 생각을 나누는 대화는 오히려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을 통해 나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아이를 양육함에 있어서도 아이의 기질을 인정하고 이해해줄 수 있게 되었다.

 

2. 외향성과 내향성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칼 융은 내향적인 사람은 생각과 느낌이라는 내면세계에 끌리고외향적인 사람은 사람과 활동이라는 외부세계에 끌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의는 굉장히 다양하다. 대체적인 경향을 살펴보면, 외향적인 사람은 강렬한 자극을 즐기고, 재빠르게 임무를 수행하는 편이다.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훨씬 적은 자극에 편안함을 느끼고, 느리고 신중하게 일을 하는 편이다.

 

3. 내향적인 성격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책에는 더 다양한 이유가 나오지만, 여기서는 내가 크게 공감할 수 있었던 3가지 근거를 정리해 보았다.

 

 첫 번째, 외향적인 성격이 더 좋다는 생각은 사회적 문화가 만들어낸 편견이다. 20세기로 전환하면서 미국은 '인격 문화'에서 '성격 문화'로 전환했다고 한다. 그 이전까지는 진지하고, 자제력 있고, 명예로운 사람을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산업이 성장하고, 도시가 발달함에 따라 인연이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성격 문화'가 발달했고, '자기 계발'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자신감 있게 보여야 할수록 사람들의 열등감과 불안감도 증대되었다. 학교에서도 사람의 마음을 끄는 성격을 개발하도록 돕기 시작했다. 기업들 역시 사교적이고 활동적인 유형을 원했다. 연구원들조차 연구를 수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연구를 파는데 도움이 되는 성격이 필요했다. 그러니 외향적인 성격은 사회가 요구하는 유형의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지 그러한 성격이 내향적인 성격보다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두 번째, 기질은 편도체의 기능에 따라 달라진다. 자극을 잘 받는 편도체를 타고난 '고 반응' 아이들은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반면 '저 반응' 아이들은 높은 자극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성격을 갖게 된다. 즉, 신경계 반응에 따른 민감도에 따라 고 반응 아이들은 섬세하고 신중한 내향성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고, 저 반응 아이들은 활달하고 도전적인 외향성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고 반응과 저 반응이 내향성과 외향성에 이르는 유일한 생물학적 특징은 아니지만, 성격 유형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내향성과 외향성이 뇌의 반응에 따라 나타나는 상태라는 점은 인간의 타고난 기질을 인정하게 만들어주고, 억지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빌 클린턴이 아무리 노력해도 빌 게이츠가 되기 힘들고, 빌 게이츠가 아무리 노력해도 빌 클린턴이 되기 힘들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왜 우리 아이는 성격이 남들과 다를까 걱정하기보다는, 아이의 타고난 기질을 인정하고, 따뜻하게 바라보는 것이 아이의 성격 형성에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 내향적인 성격이 지니는 본질적인 장점과 힘을 인식해야 한다. 그동안 내성적인 성격은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거나 너무 예민하다거나 너무 조용하다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받았다. 하지만 고 반응 아이가 좋은 양육과 보살핌을 받은 경우에는 저 반응 아이들에 비해 정서 문제도 적고 사교 기술도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그들은 공감을 잘하고, 다정하며, 협조적이다. 타인과 협동을 잘하고, 친절하고, 양심적이며, 부당함과 무책임에 흥분한다. 자신의 일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다. 이런 점들은 분명 장점이고, 현란한 말과 사교성이 아니어도 사회에 필요한 인간의 성향이며 격려하고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4. 성격을 바꾸는 것이 가능할까?

 

 기본적인 기질을 바꾸기는 힘들다. 타고난 기질은 유전자, 두뇌, 신경계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이 지닌 자유의지로 자신이 원하는 성격을 만들어 갈 수도 있다. 이것은 전전두피질의 활동을 증대시킴으로써 편도체의 활동을 감소시킴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편도체의 활동을 완전히 차단시키기는 힘들지만, 자신이 가진 한계를 충분히 확장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내향적인 사람들이 갖는 무대공포증이 어느 정도 극복되어질 수 있다고 한다. 발표를 훌륭하게 해내는 사람들도 무대공포증에 시달릴 때가 많으며, 이러한 공포증이 둔감화 훈련 등 일정한 훈련을 통해 나아질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반대로 외향적인 사람도 명상이나 독서 등 차분한 시간을 통해 자신의 활달한 에너지를 차분하게 조절할 수도 있다고 한다.

 

5.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싶은 내용은 무엇인가?

 

 외향적인 사람이든 내향적인 사람이든 중요한 것은 자신이 있는 환경을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지루하지도 않고 불안하지도 않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스위트 스폿'이라고 한다. 자신의 스위트 스폿을 알게 되면, 일상에서 어떻게 자신의 에너지를 조절할 수 있는지 알게 된다. 스위트 스폿을 알고, 나의 에너지를 너무 지치거나 너무 무료하지 않게 잘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자신에게 벗어나는 행동을 해야 한다면, 일상생활에서 되도록 '회복 환경'을 만들어 두어야 한다.

 

 그리고 플로(몰입)의 힘을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향적인 사람이라면, 재능을 활용해서 플로를 찾아라. 여러분에게는 인내력과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성향, 다른 사람들이 걸려드는 덫에 걸리지 않는 밝은 눈이 있다. 돈이나 지위와 같은 피상적인 보상의 유혹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자신의 본성에 충실하자. 느리게 천천히 가는 방식이 좋다면, 다른 사람들 때문에 경주를 해야 한다고 느끼지 말자. 좀 더 자신의 직감을 믿고 최대한 자기 의견을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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