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_ 파울로 코엘료

Walnut 2008. 2. 2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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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9

Image from 교보문고


 그랬다. 그녀가 삶이 자연스레 강요한 것을 결국 받아들이고 만 것은 그녀 자신이 모든 것을 '그딴 바보짓'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춘기 시절, 그녀는 뭔가를 선택하기에는 아직 때가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었을 때는, 뭔가를 바꾸기에는 이제 너무 늦었다고 체념했다. 지금까지 무엇 하느라 내 모든 에너지를 소비한 거지? 그것도 내 삶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게 하느라고. 
 

"자존심이란 게 뭔데? 모든 사람들이 널 착하고 예의 바르고,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넘치는 사람으로 여기길 바라는 게 자존심이야? 자연을 봐. 동물 다큐멘터리를 더 자주 보라구. 짐승들이 자기 영토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싸우는지 관찰해봐. 우리는 모두 네가 그 사람의 뺨을 때리는 걸 보고 통쾌해했어."

 "난 삶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 에뒤아르. 항상 저질러버리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용기가 없어 포기했던 실수들을 저질러가며. 공포가 다시 엄습해올 수도 있겠지만, 그걸로는 죽지도 기절하지도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 기껏해야 날 지치게 하는게 고작일 그 공포와 맞서 싸워가며.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현자가 되기 위해 미치광이가 되는 법을 가르쳐줄 수도 있을 거야. 난 그들에게 모범적인 삶의 교본들을 따르지 말고 자신의 삶을, 자신의 욕망을, 자신의 모험을 발견하라고, 살라고 충고할 거야!
...
 그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방향으로 첫발을 내디디려 하지 않아. 아마 미치광이 취급을 당할까봐 두려워서겠지. 적어도 우리한텐 그런 두려움이 없어, 에뒤아르. 우린 빌레트에서도 견뎌냈잖아."
 

 내가 아직 젊은 변호사였을 때, 한 영국 시인이 쓴 시를 읽은 적이 있어요. 그 시구들 중 하나가 나에게 큰 충격을 줬죠. "언제나 똑같은 물을 품고 있는 연못이 아니라, 넘쳐흐르는 샘처럼 되라." 난 항상 그가 틀렸다고,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을 휩쓸어 우리의 사랑과 열의로 그들을 익사시킬 위험이 있으니 넘쳐흐르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난 일생 동안 연못처럼 행동하려고, 내 내부의 벽 너머로 절대 나가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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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벗어나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 사회의 틀과 수많은 규정속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그렇게 살다보니 삶은 평범해졌고, 하루하루가 똑같았다. 그래서 베로니카는 죽기로 결심했다.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그곳에 머물며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 편하니깐. 지금 또, 내가 겪고 있는 것도 이런 것일까. 새로운 것을 향해 나가기 두려운 마음.

 우리 모두는 미쳐야만 해. 마음속의 공포와 두려움을 다 없애고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하며 즐기며 살아갈 줄 알아야 해. 하지만, 이건 언제나 말만 쉽다. 왜 우리는 미치지 못하는 것일까. 물론 여기서 미친다는 것은 정신이상자가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것은 신경쓰지 않고 마음이 원하는대로 좋아하는 것을 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왜 이렇게 쉽지 않을까.

 난 무엇인가에 미쳐본 적이 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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